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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축제, SONGKRAN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축제, SONGKRAN

물과 함께하는 신나는 EDM 축제 두 곳을 가다!

Words: Ariel Jo

태국에도 설날이 있다.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 불교국가들은 4월 중순에 신년축제를 벌인다. 봄의 생동감과 여름의 활기참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4월인 덕에 태국의 설날은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내는 명절이기보다는 거리로 나와 온 국민이 떠들썩하게 즐기는 축제에 가깝다. 이 축제의 핵심은 바로 매년 3일간 태국의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물의 축제’, 송끄란(Songkran)이다.

‘이동’, ‘장소 변경’을 뜻하는 송끄란은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정월 초하루면 태양의 위치가 바뀐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송끄란 축제 기간에는 태국 전역에서 현지인과 이방인이 함께 어우러져 지나가는 차에 물바가지를 쏟아 붓고, 옆 사람에게 물총을 쏘는 등 ‘물놀이’를 하는 시원한 장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물놀이’로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송끄란 축제와 더불어 해당 기간에 개최되는 EDM 뮤직 페스티벌은 단연 가장 핫한 콘텐츠이다. 아시아의 핫한 페스티벌 소식을 생동감 있게 전하기 위해 DJ Mag Asia는 S2O Music Festival과 Siam Songkran Music Festival 두 곳을 찾았다.

S2O Music Festival

송끄란 축제 기간 중 개최되는 가장 대표적인 음악 페스티벌은 바로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개최한 S2O 송끄란 뮤직 페스티벌(S2O Songkran Music Festival)이다. 올해 5주년을 맞이한 태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S2O는 그 명성에 맞게 첫날부터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S2O가 열리는 라이브 파크(Live Park) 앞에서는 우비와 선글라스, 방수팩 등 방수 용품을 판매하는 상인들과 시원하게 발사될 물 대포에 대비할 입장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나긴 입장 줄을 통과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스테이지와 물줄기였다. 물줄기는 송끄란 기간의 길거리에서 뿌려지는 물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이었으며, 마치 폭포수를 쏟아 붇는 것처럼 느껴져 멀리서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싹 가시게 했다. 이 거대한 물줄기는 스테이지에서 뿜어 나오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레이저와 조명효과를 통해 더욱 스펙타클하게 느껴졌다. 특히, 레이저와 물 대포가 함께 만나는 드랍(Drop)에서는 그 효과가 폭발하기도 하였다. 물과 조명효과, 그리고 음악이 함께 만나 최절정을 이루는 순간들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분위기에 취해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며 신나게 뛰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DJ 또한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첫째 날 헤드라이너인 태국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아티스트 팻보이 슬림(Fatboy Slim)은 무대를 뛰어다니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아주 인상적인 모습을 내비치기도 하였다. 이튿날에는 레이브 라디오(Rave Radio), 넷스카이(Netsky), 데이빗 그라벨(David Gravell), 이디엑스(EDX)가 S2O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일렉트로닉 음악 씬의 거장 티에스토(Tiësto)가 황홀한 셋으로 경이로운 클로징 무대를 선사했다. 마지막 날에는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의 독보적인 음악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페스티벌, S2O의 막을 내렸다.

Siam Songkran Music Festival

태국에서 가장 큰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페스티벌이 S2O이라면 그 뒤를 바짝 쫓아오는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 개최한 씨암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Siam Songkran Music Festival)이다. 방콕 Show DC Arena 에서 개최된 씨암 뮤직 페스티벌은 첫 개최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DJ 아프로잭(Afrojack)과 하드스타일 장르의 슈퍼 아티스트 헤드헌터즈(Headhunterz), 네덜란드 출신의 트리오 옐로 클로(Yellow Claw), 그리고 하우스 뮤직의 전설 페데 르 그랑(Fedde Le Grand)이 4일간 펼쳐지는 시원한 축제를 장식하며 역사적인 순간들을 기록했다.

씨암 뮤직 페스티벌에 입장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마치 케이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서브스테이지였다. 이 스테이지에는 여타 페스티벌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디자인이었는데 정사각형 모양이 쌓여져 있는 산꼭대기에서 DJ가 음악을 플레이 하는 모습이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이 케이크를 닮은 스테이지가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스테이지 바로 아래 해먹이 설치되어 있어, 해먹에 누워 눈을 감고 DJ가 트는 음악의 베이스 소리를 듣는다면 온 혈관까지 베이스의 묵직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 스테이지는 S2O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물줄기와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있는 모습이었다. 메인 스테이지 앞의 사람들은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음악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모인 관객들이 하나되어 페스티벌을 즐기는 모습들이 장관을 이뤄 글로벌 페스티벌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라인업, 특별한 스테이지와 함께 눈길을 끈 것은 태국 스트리트 음식을 주제로 ‘Thai Taste’ F&B 부스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태국 음식을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부스가 서브 스테이지 뒤편에 마련되었다. 대표적인 음식은 똠양꿍, 구운 오리 요리, 돼지 바비큐, 태국 소스를 곁들인 돼지 요리 등으로 방콕 최고의 스트리트 푸드를 서브 스테이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맛볼 수 있었다. 주류 또한 태국 스타일로 판매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흔히 페스티벌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컵 사이즈가 아니라, 두 손으로 들기도 무거운 물통 바구니에 가득 담긴 칵테일이 대표적이었다. 가격 또한 500바트(약 $15)로 저렴했으며,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칵테일 베이스를 선택할 수 있어 커스텀이 가능했다. ‘Thai Taste’는 지금껏 다른 페스티벌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태국만의 스케일과, 맛 그리고 즐거움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S20와 씨암 뮤직 페스티벌을 방문한 전 세계 관객들은 페스티벌 내내 시원하게 쏟아진 물줄기와 함께 화려한 라인업의 아티스트들이 선사한 음악에 흠뻑 젖어 들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송크란’을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의 메인 컨셉으로 개최할 수 있는 태국의 역사적인 문화가 부러운 순간이었다. 글로벌 페스티벌로 거듭나기에 충분한 S20와 씨암 뮤직 페스티벌이 더욱 풍성하고 시원한 축제가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하는 바이다.

May 23r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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