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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의 클럽, MWG(명월관)

25주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의 클럽, MWG(명월관)

“명월관이여, 영원하라!”

Words: Tiffany Kim

한국 1세대 언더그라운드 클럽 MWG(구 명월관)가 올해로 25번 째 해를 맞이했다. 초창기 홍대 씬을 대표하는 명소 대부분이 이제는 문을 닫았고, 이태원에서도 언더그라운드 클럽으로 이름을 날리던 곳들이 올해만 몇 차례 폐업을 알렸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세계적인 테크노 클럽 베억하인도 아직 20살 생일을(2004년 오픈) 맞이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에서 25년간이나 정체성을 지켜온 MWG의 존재는 실로 대단하다. 더욱이 MWG는 국내 최초의 일렉트로닉 클럽으로, 나이트클럽에서 클럽이라는 개념으로 전환시킨 곳이자, 지금의 대형 클럽의 음악감독이 된 1세대 디제이들이 대부분 거쳐간 곳이다. MWG가 25주년을 맞이한 소감,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 등 MWG 김은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MWG가 25주년을 맞이했다. 소감이 어떤지 듣고 싶다.

감동과 동시에 부담감도 가지고 있다. 그 동안의 사례가 없기 때문에 지켜보시는 분들도 많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다. 덧붙여 매해 MWG 생일 파티를 주최하는 것은 MWG가 오래되었음 알리려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MWG를 찾아주신 관객과 DJ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로 기획해오고 있다. “올해도 여러분들 덕분에 한 해 잘 버텼습니다” 라고 감사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Q. MWG 오픈 당시 이렇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94년에 황금투구라는 이름으로 클럽을 오픈하고, 지금의 자리로 위치를 옮기면서 명월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명월관은 국내에서 최초로 클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클럽에 대한 개념을 전파하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황금투구 시절부터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대표가 바뀌었으며, 나는 2010년부터 다섯 번째 대표로 역임 중이다. 초창기부터 명월관을 사랑해온 멤버이기에 늘 두 팔 벌려 “명월관이여 영원하라”라고 외쳐왔으나,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점차 더욱 세분화되고 있는 취향들, 크고 작은 위기를 마주할 때마다 한치 앞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명월관의 수장으로 자리를 지키는 한 명월관만의 정체성을 고수하는 것,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다.

 

Q. 25년간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 가장 큰 위기는 꼽는다면?

사실 매일이 위기이다.(웃음) 그래도 꼽아보자면, 2016년 3월 초 열린 ‘명월관 자력갱생 파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명월관은 근린지역에 위치해 ‘일반음식점’ 허가로 운영되었다. 당시 언론과 여론에 뭇매를 맞은 세금을 아끼려는 행태가 아닌, 일반 음식점만 허가가 가능한 지역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홍대 일대의 대부분의 클럽이 그러했고, 마포구는 특별조례를 만들어 일반음식점 허가로도 ‘춤 허용 업소’로 지정되면 클럽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문제는 1종에 준하는 안전 시설을 갖추어야 했는데, 소방, 전기 등 대대적인 공사비용이 필요했다. 대략 3천 만원 수준이었는데 그런 큰 돈을 갑작스럽게 마련할 여력이 없었다. 그러자 클러버들, 디제이들이 나서 ‘자력갱생’ 파티에 참석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냈고, 명월관을 홍대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지금의 명월관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은 25년을 함께해 온 1세대 디제이들과 클러버들이며, 절대 대중성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명월관의 원칙은 그분들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약속이다.

 

Q. 오랜 시간 언더그라운드 씬, 그리고 홍대 씬을 지켜봐 온 선배로써 앞으로의 소망, 또는 바램이 있다면?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정말 작은 시장에서 자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상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화된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디제이들과 클러버들을 마주하며 신선한 자극을 받을 때도 있지만, 90년대의 끈끈한 유대감이 그리울 때가 많다. 선배 디제이를 존중하고, 후배 디제이를 배려하는 모습들을 바라는 바이며, 이 씬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확고 부동한 고정관념에서 조금은 벗어나기를 소망한다.

매해 성대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MWG의 25주년 파티의 라인업이 공개됐다. 올해도 이틀 동안 60명 이상의 디제이가 참여한다. 수퍼플라이(Superfly), 루바토(Rubato), 바가지 바이펙스써틴(Bagagee Viphex13), DJ 신(DJ Sin), 싸이토닉(Psytonic), 보울컷(Bowlcut) 등 한국을 대표하는 디제이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파티는 11월 8일(금)과 9일(토) 양일에 걸쳐 개최되며, 자세한 타임 테이블을 MWG 인스타그램(@clubmwgseoul)과 페이스북(@clubMWG)에서 공지될 예정이다.

October 30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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