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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함께 즐긴 할로윈 데이

음악과 함께 즐긴 할로윈 데이

이스케이프: 싸이코 서커스 코리아를 가다

Words: ARIEL JO, TIFFANY KIM

Photos: IVAN MENESES FOR INSOMNIAC EVENTS

10월의 마지막 날은 어린이들이 유령이나 괴물로 분장해 이웃집을 찾아가 ‘과자를 안주면 장난칠 거야’라는 의미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외치며 사탕이나 초콜릿을 얻는 할로윈 데이다. 코스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할로윈은 어린이들만의 축제를 넘어, 유명 셀럽들이 개성넘치는 복장을 뽐내며 세계적인 이벤트로 확장되었고, 한국에서도 괴기스러운 분위기, 이색 복장 등 일상과 다른 체험으로 젊은 층의 파티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난 주말 거대한 할로윈 페스티벌이 국내에서 개최되었다.

 

참여형 EDM 페스티벌 ‘이스케이프: 싸이코 서커스 코리아(이스케이프 코리아)’가 한국에 상륙했다. 10월 25일과 26일 양일간 마시멜로(Marshmello), 케스케이드(Kaskade), 갈란티스(Galantis), 자우즈(Jauz), 슬러쉬(Slushii), 세븐 라이언스(Seven Lions) 등의 아티스트 총 30팀이 출연했고 양일간 약 3만 5000여 명 관객을 모으며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첫날 이스케이프 코리아의 메인 스테이지는 로컬 DJ인 ‘드림 해커스(Dream Hackers)’의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레이든(Raiden)이 스테이지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국내 EDM 페스티벌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쿵스(Kungs) 또한 뜨거운 무대로 그 열기를 이어나갔다. 이 날, 하이라이트 무대는 미국 출신의 DJ, 자우즈(Jauz)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어린이들의 히트송 ‘아기상어’ 노래를 리믹스하여 관객들의 열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관객들은 춤을 추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이 열정적으로 몸을 흔들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마시멜로(Marshmello)는 왜 자신이 올해 세계 5위 DJ 순위를 차지했는지 증명하듯 폭발적인 공연을 펼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둘째 날에는 프로듀서 겸 DJ인 구스범스(GooseBumps)의 공연에 힙합 뮤지션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식 케이(Sik-K)가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또한 국내에서는 ‘칠사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세븐 라이언스(Seven Lions)가 무대를 뒤흔들었다. 그는 특유의 ‘헤드뱅잉’ 퍼포먼스로 관객과 하나가 되어 마치 진짜 사자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존 EDM에 팝적인 사운드를 접목시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갈란티스(Galantis)도 특유의 북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한 층 더 끌어올렸다. EDM 팬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케스케이드(Kaskade)의 공연은 부쩍 추워진 날씨를 잊을 만큼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2019년 이스케이프 코리아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스케이프 코리아의 메인 스테이지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약 17미터 높이의 초대형 서커스 텐트는 미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오리지널 이스케이프의 테마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서커스장 안,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대형 삐에로 얼굴을 하고 있는 스테이지 안에 DJ 데크가 있었고 그 곳에서 DJ는 신나게 음악을 틀었다. 추운 날씨였지만 서커스장과 같았던 메인 스테이지는 관객들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오히려 그 열기가 뜨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할로윈 페스티벌답게 이번 페스티벌은 관객들의 능동적인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물론 공 들인 코스튬과 분장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개최된 할로윈 페스티벌을 흠뻑 즐겼다. 전 세계를 넷플릭스에 빠지게 한 드라마 ‘종이의 집’의 도둑들, 하반기 최고의 흥행 영화 ‘조커’와 ‘말레피센트’, 성경책을 들고 있는 스님, 애니매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귀신 가오나시 등 독특한 코스튬들이 눈에 띄었다. 코스튬 말고도 이스케이프 관객들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그들의 분장이었다. 피 흘리지 않는 관객을 찾아내기가 더욱 어려울 정도였으며, 서커스라는 테마에 맞춰 삐에로 분장을 하고 있는 관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스케이프 코리아는 미처 분장을 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할로윈 분장 이벤트도 제공했다.

페스티벌 곳곳에는 푸드트럭, 포토존, 휴게 공간 등 관객들을 위한 여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이 모든 곳 또한 할로윈 컨셉에 맞춰 디자인 되었고 관객들은 페스티벌 전체를 즐기고 있었다. 또한 이스케이프 코리아에는 퍼포먼스 팀 마조렛 핀즈(Majorette Fiends)와 미스핏 칠드런(Misfit Children), 니들 널스(Needle Nurses)가 함께 했다. 그들은 화려하고 특별한 퍼포먼스로 페스티벌에 더욱 생기들 더했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인기 있는 페스티벌이라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스케이프 코리아는 첫 개최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독특한 테마와 컨셉을 내세웠다. 더욱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페스티벌 속 하나의 구성원이 되는 거대한 파티로 진화시켰다. 내년 이스케이프: 싸이코 서커스 코리아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할로윈을 맞을지 더욱 기대가 된다.

November 1s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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