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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SNAKE 진정한 세계 여행가

DJ SNAKE 진정한 세계 여행가

DJ Snake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제이다. 그를 만나 어떻게 세계를 누비게 되었는지 들어보았다.

Words: DJ MAG ASIA TEAM

 

“지난 10년은 정말 엄청난 시간이었다”, DJ 스네이크(DJ Snake)로 알려진 윌리엄(William)이 말했다. 지난 10년간 그의 음악은 진정한 발전을 이뤄냈고, 그의 이름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처음에는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고, 스튜디오 바닥에서 잠을 자곤 했다. 결국에는 앨범이 수백만 장 팔리며 세계 투어를 하게 되었다” 이어서, “돌아보면, 이제는 흐릿한 기억들이다”, 스네이크가 수평선을 응시하며 이야기했다. 댄스 음악 역사에서 성공적인 아티스트로 명성이 자자한 그의 커리어를 되돌아보았다.

 

프랑스 감성

음악적인 환경에서 자란 윌리엄은 어린 시절부터 소리에 이끌렸다. “엄마 집에는 항상 음악이 있었다”, 그가 추억에 잠기며 말을 이었다. 아랍 음악, 프랑스 음악, 옛날 모타운(Motown) 바이닐까지, 윌리엄은 어린 나이부터 전 세계의 사운드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학교를 관두고 명망 있는 레코드 샵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내가 음악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어떤 음악적인 움직임의 일부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시카고, 뉴욕, 런던에서 건너온 새로운 사운드를 듣고, 사람들이 프랑스 아티스트의 음악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는 것 외에도, 그는 수입된 바이닐이 도착하는 것을 보고 샵에 방문하는 모두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마치 음악을 위한 가판대 같은 곳이었다.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은 바이닐의 아트워크, 색상, 아티스트 등의 주제들로 대화를 시작해 다음의 트렌드는 무엇이고, 어떤 것이 바뀔 것이며,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설명했다. “수입된 바이닐은 마치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는 엽서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새로운 작품에 목말라 있었다. 몇 시간동안 같은 앨범을 반복해 듣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당시에 프랑스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는 댄스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로 부상하기 직전이었다. 같은 프랑스 사람인 스네이크는 그들의 사운드에 심취했고, 다프트 펑크는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사실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그들의 혁신적인 음악, 디자인, 접근법, 익명성, 그 모든 것이 규칙을 무시했고, 그럼에도 이들은 변함없이 건재하다. 바로 그것이 위대함이라고 생각한다”, 스네이크가 말했다. 다프트 펑크 외에도, 그가 평생을 나고 자란 고향, 빛의 도시 파리에서 있었던 일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파리는 나의 고향이다. 내가 자란 곳이고, 나에게 모든 것을 준 장소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 또한 파리에서 보냈다. 이 도시에서 수도 없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지금은 이때 얻은 교훈을 세계에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

프랑스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모두가 알 정도로 상당하다. 아마도 이런 자부심이 그가 프랑스에서 기념비적인 건축물 중 하나인 개선문 위에서 공연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많은 이가 선망하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을까?

 

히트 메이커

DJ 스네이크의 음악은 2010년 초부터 바이러스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Turn Down For What’부터 ‘Lean On’까지, DJ 스네이크는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아이코닉한 곡들을 만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참신한 사운드로 시작해 다양한 곳에서 받은 영감들이 더해지고, 그렇게 완성된 곡이 올바른 시기에 공개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말했다.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참신한 곡을 만들려고 했다. 아티스트는 곡을 만들고 유행을 정하는 것은 사람들이지만, 당시에 나는 완성된 곡들이 특별하다는 촉이 왔다.”

새로운 영향을 받고, 협업하는 것은 그의 일상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앞으로 10년은 내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진화해야만 한다. 변화 없이 항상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스네이크의 앨범에는 다양한 색깔이 공존한다. “모든 콜라보레이션은 특별하다”, 그가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협업 과정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그가 파일을 먼저 보내면, 협업하는 아티스트도 파일을 보내는 식이다.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나 이미지가 그 사람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네이크의 협업에는 한계가 없다. “항상 이 음악 씬을 좋아하지만, 음악을 장르로 구별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스네이크가 시도하고 있는 레게톤 음악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대답을 미뤘다.

그는 음악을 보편적인 것으로 바라보고, 그가 받은 다양한 음악적 영향 또한 같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제 세계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고, 서로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는 협업 과정과, 사람과 컨택하는 일이 얼마나 쉬워졌는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음악만이 아니다. 예술, 패션, 비디오, 영화 등 모든 것이 해당된다! 영감이 떠오르면 함께 작업할 누군가에게 바로 연락을 취할 수 있고, 그들 또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세상이다. 앞으로 세상이 보여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자신감

DJ 스네이크는 수많은 히트곡과 협업 곡을 발표하는 와중에도 지난해 새 앨범을 공개했다. 앨범 ‘Carte Blanche’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아티스트의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나는 항상 팬들을 위해 앨범을 만든다. 히트곡을 제작하기 위해 싱글만 고집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곡을 만든다. 개중 몇 곡은 라디오나 스트리밍 횟수가 상당하지만, 나에게는 모든 곡이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Carte Blanche’는 내가 추구하는 모든 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묶어 발표한 일종의 믹스테입이다.”

트래비스 스캇(Tracis Scott),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스크릴렉스(Skrillex), 옐로우 클로(Yellow Claw)등의 아티스트들이 함께한 전작 ‘Encore’와 마찬가지로, 지난 앨범 또한 다수의 거물들이 참여했다. J 발빈(J Balvin), 오즈나(Ozuna), 좀보이(Zomboy), 챠미(Tchami)가 참여한 앨범에 대해 스네이크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내가 좋아하면, 계속하는 거야.” 예술의 맥락에서 지난 앨범의 타이틀 ‘Carte Blanche’는 ‘아티스트가 전권을 잡고 제작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이는 그의 신념과도 맞닿아 있다. “프랑스어로 ‘Carte Blanche’는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 이는 내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싶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 이렇게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좋아하길 바라지만, 항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솔직하게만 임하면 다른 일들도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Carte Blanche’는 일이나 삶, 그리고 음악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내가 느끼는 심정이다…”

스네이크의 신념은 그의 공연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의 다양한 색깔은 모든 셋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홍콩의 크림필즈(Creamfields)에서 콜롬비아의 비욘드 원더랜드(Beyond Wonderland)까지, 스네이크는 그의 능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특정 지역을 위해 셋을 바꾸지 않는다. 사람들은 DJ 스네이크를 섭외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DJ 스네이크의 공연을 어디서 접하건 100% 그를 경험할 수 있다니 희소식이다. 물론, 공연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페스티벌에서 한 시간은 다양한 음악을 믹스하기에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네이크는 짧은 시간의 공연도 훌륭하게 소화하는 아티스트다. “나는 내 커리어 전체의 곡을 틀고 싶고, 잘 섞이지 않는 신곡을 선보이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곡을 믹스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일정한 흐름에 따라 셋을 구성하고, 대체로 잘 흘러가는 편이다.”

 

아시아에 대한 애정

아시아에서 지난 몇 년간 변화를 보인 것이 있다면 바로 베뉴다. 헤드라이너로 빈번하게 등장하는 DJ 스네이크는 더 이상 작은 클럽에서 만나보기 힘든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 작은 베뉴에서의 공연도 당연히 그립다”. 5만 명의 관중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형 베뉴의 공연에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스네이크는 이와 같은 즐거움을 계속 이어 나가려고 한다. “클럽에서 음악을 틀고 있다. 적어도 일 년에 다섯 번 정도는 클럽 공연을 하고 있다. 몇 시간 동안이나 계속 음악을 틀게 되는 클럽만의 멋진 바이브가 있다.”

그리고 그가 방문하는 클럽에는 아시아 클럽들이 항상 순위권에 자리해 있다. 그에게 아시아의 클럽은 항상 흥미로운 장소라고 한다. 스네이크는 지난 몇 년간 아시아에 꾸준히 방문하며, 팬들에게 엄청난 열기를 선사했다. “아시아의 모든 페스티벌을 좋아하지만, 중국에서의 클럽 공연은 나를 항상 놀라게 한다. 중국에 방문할 때마다 에이전트를 통해 방문 일정을 잡는다. 갈 때마다 에너지가 뜨겁다.”

스네이크는 지난해 하이난성에서 개최된 ISY 뮤직 페스티벌(ISY Music Festival)에서 새해 이브를 맞아 음악을 틀었고, 시안(Xian)의 슈퍼 마이애미 클럽(Super Miami Club)과 그의 넘버원 휴양지인 푸켓의 일루젼 클럽(Illuzion Club)에서도 공연한 경험이 있다. “매년 푸켓에서 휴가를 보낸다. 그곳의 분위기, 물, 사람, 음식 모두를 좋아한다.” 그의 커리어 덕분에 스네이크는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그리고 세계는 지난 몇 년간 그의 음악에 몸을 들썩이고 있다. 성공이라고 쓰여진 백지수표(Carte Blanche)를 보는 듯하다.

 

DJ SNAKE만의 패션철학

“나는 파든 마이 프렌치(Pardon My French) 옷을 자주 입는 편이다. 무대 위에서나 투어 도중에 입을 옷을 직접 제작한다. 색상과 모양으로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는 편이다. 나만의 브랜드가 있기에 팀과 함께 공개 전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곤 한다. 그리고 항상 내가 먼저 모든 옷을 확인한다. 옷감의 질감과 착용감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DJ SNAKE 5명곡

‘Bird Machine’

내 인생을 바꿔놓은 곡이다. 당시에는 한 달 안에 팔릴 만한 곡을 쓰지 못하면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막다른 길에 놓여있었다. 스튜디오에서 쓴 곡을 모두에게 보내고 또 보냈다. 마침내 디플로(Diplo)에게서 답변이 왔고,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Let Me Love You’

사람들이 알던 나의 사운드에서 벗어난 곡이었고, 라디오에서 세계적으로 내 음악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Turn Down For What’과 ‘Bird Machine’ 외에 다른 스타일의 곡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곡이다.

 

‘Turn Down For What’

세계적으로 히트친 내 첫 번째 곡이다. 다양한 장르에 걸쳐 내 이름을 알린 곡이기도 하다. DJ 프리미어(DJ Premier) 리믹스도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왔다. 평생 전자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어떤 장르에도 묶이지 않겠다는 내 신념을 보여준 곡이다.

 

‘Magenta Riddim’

이 곡은 아랍 라디오 쇼를 듣다가 영감을 얻어 만들게 되었다. 라디오 생중계에서 비트 위에 프리스타일로 랩을 하는 쇼였는데, 이를 듣고 집에 돌아가서 만든 곡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되어 놀랐다. 인도에서 뮤직 비디오를 촬영했고, 곡의 분위기가 영상에 그대로 녹아있다. 요즘도 여전히 모든 셋에서 틀고 있는 곡이다.

 

‘Taki Taki’

이 곡은 전 세계에 비트를 보낸 후 보컬 파일을 전달받고, 아티스트들이 작업에 참여하며 다시 모두에게 전달하는 여정이었다. 이 과정만 해도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곡과 영상을 함께 만들고 완성 전까지 비밀로 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으로 라틴 보컬과 함께 작업한 곡이었고, 전 세계를 넘나들며 작업한 과정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당시, 1절에 스페인어 가사를 배치하면 사람들의 흥미를 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곡이 어떻게 나와야 할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결국 내 생각이 옳았다. 신념대로 행동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틀렸음을 입증할 때의 기분은 최고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소신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이 모두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주의가 분산되기도 쉽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는데 시간을 쏟다 보면 방향성을 상실하게 된다. 타인에 대한 생각에 지나치게 빠질 위험성이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는 사람들이 이룬 것을 보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고, 스튜디오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본인을 깎아내리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무도 본인이 실패한 날의 기록을 포스팅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의문이나 힘든 시기에 대해 포스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보를 조사하고, 아티스트 및 영화 감독에게 영감을 받고, 여가 시간에 보고 웃을 거리를 찾는 등 자신이 인터넷을 좋은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길 바란다. 하지만 인터넷이 본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사용을 멈춰라. 음악은 본인에게서 나온다. 결코 인터넷을 뒤져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March 30t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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